[앵커]
지난달 서울 방화동 거리에 세워놓은 안전펜스에서 두 살배기가 감전당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관련 기관들이 닷새 동안 책임을 떠넘기며 수수방관하는 사이, 이번에는 피해 아이의 엄마인 임신부까지 감전당했습니다.
조은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멀쩡하게 서 있던 여성이, 통나무처럼 그대로 쓰러집니다.
주섬주섬 겨우 몸을 추스르지만, 펜스에 닿아 전기가 통했던 충격에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닷새 전 같은 자리에서 여성의 두 살배기 딸도 감전사고를 당했습니다.
전기가 통하자 옴짝달싹, 발이 묶여버린 딸을 엄마가 억지로 떼어내 끌어안습니다.
사고 직후, 여러 곳에 신고했지만 아무 조치가 없자 답답한 마음에 사고 장소에 다시 갔다가 엄마까지 봉변을 당했습니다.
[이규호 / 서울시 방화동·피해자 동생 : 누나는 그때 여기를 파이프에 살을 대고 여기에 댄 순간 감전이 되면서 바로 뒤로 넘어져서 또다시 사고가 난 상황이죠.]
아이는 감전 후유증으로 사흘간 입원했고, 임신 상태였던 엄마도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피해자 측이 직접 확인한 결과, 펜스에는 200 볼트를 넘나드는 전류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주변에는 가로등 공사가 한창이었고, 낡고 눌린 전기선이 노출돼 비와 만나면서, 전기가 흐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펜스입니다.
두 차례 감전사고가 일어난 뒤에야, 전기선은 비로소 정리됐습니다.
해당 공사의 책임자는 강서구청, 여기에 첫 감전사고 이후 신고를 받은 서울시설관리공단과 한국전력도 닷새 동안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 : 그 일은 강서구청 쪽으로 문의해 보시라고, 1차로 근무자분이 (신고자에게) 말씀하셨어요.]
[강서구청 관계자 : 시설관리공단에서 (우리 책임이라고) 얘기했다는데, 저희에게 확인한 바가 없고요.]
피해자 측은, 부실 공사와 '늑장 대응'이 겹쳐 두 차례나 사고가 생겼다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규호 / 서울시 방화동·피해자 동생 : (관계 기관에서) 빨리 조치를 취했다면 다시 저희가 나와서 (전류를) 측정할 일도 없고, 제2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늑장대응'하다 보니까 이런 사고가 발생했고요. 안전 때문에 설치해놓은 펜스에서 오히려 사고를 당했다는 게...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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